서울 중구 창경궁로, 낡은 건물과 고층 빌딩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단단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평양냉면집이 있다. 바로 우래옥.
1946년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, 대대로 내려온 전통의 맛, 그리고 ‘서울 3대 평양냉면’이라는 타이틀까지. 냉면 좀 먹는다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 거쳐간다는 그 곳이다.
📍 우래옥은 을지로4가역에 위치해 있다.
외관은 깔끔하게 리모델링되어 있지만, 내부로 들어가면 여전히 오래된 전통 냉면집의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 있다.
단체석과 홀 테이블이 넓게 배치되어 있어 회식이나 가족 모임 장소로도 많이 애용되는 듯하다.
나는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물냉면(16,000원) 과 함께, 평양냉면의 단짝인 불고기(37,000원) 을 주문했다.
갈비도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 불고기를 좋아해서 불고기로 선택!
우래옥은 고기와 냉면을 함께 먹어야 진가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, 육향이 깊은 조합이 압권이다.
먼저 불고기가 나왔다.
불고기가 한 접시에 정갈하게 담겨 있는데, 냄새 하나 없이 깔끔한 비주얼.
고기만 집어 먹어보니 겉은 쫀득하고 속은 부드럽다. 기름기 없이 담백하고 고소한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진다. 고기 결이 살아 있어 씹는 맛이 좋고, 미세한 단맛까지 느껴지는 것이 인상 깊었다.
그리고 마침내 메인 디시, 물냉면 등장.
고명은 삶은 달걀 반 개, 소고기 몇 점, 배채와 오이채, 김가루 약간. 육수는 은은하게 흐린 색을 띠며, 얼음 없이 차게 나온다.
한입 마셔보니, 그 맛은 단순하지만 복잡하다. 맑고 담백하지만 육향이 진하게 배어 있는 평양냉면 특유의 깊은 맛. MSG 없이 오직 고기 육수로 낸 진국의 맛이랄까.
면은 회색빛이 도는 메밀면.
일반적인 냉면보다 확실히 메밀 함량이 높아, 쫄깃하다기보다는 부드럽게 잘 끊어진다. 거친 듯하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입 안에서 퍼진다.
특히 수육 한 점과 냉면을 같이 먹으면, 진짜 평양냉면의 맛 조합이 이런 거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.
기본 반찬은 겉절이와 물김치인데,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아 냉면과 조화를 잘 이룬다.
전체적으로 음식 간이 세지 않고, 담백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평소 강한 맛에 익숙한 사람에겐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. 하지만 한 번 빠지면 계속 생각나는 중독성 있는 맛이 있다.
가격은 평양냉면 기준으로는 높은 편이지만, 고기 퀄리티와 매장 규모, 브랜드 가치까지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.
무엇보다 이곳은 단순히 ‘식사’가 아니라, 전통을 경험하는 한 끼라는 느낌이 강하다.
📌 우래옥 정보 요약
- 주소: 서울 중구 창경궁로 62-29
- 전화: 02-2265-0151
- 영업시간: 11:30 ~ 21:00 (브레이크타임 평일 14:00 ~ 17:00 2층 한정, 주말은 브레이크타임없음 / 월요일 정기휴무)
- 대표메뉴: 물냉면, 비빔냉면, 불고기
- 가격대: 냉면 16,000원 / 불고기 37,000원
- 주차: 건물 내 주차 가능
- 예약: 평일 10일전 / 주말 2주전 (4인이상 + 육류 메뉴 주문시만 가능)
👉 방문 팁
- 불고기는 꼭 같이 주문해야 냉면의 맛이 완성됨
- 점심시간은 붐비니 11시 30분 이전 방문 추천
- 자극적인 맛보다 깊고 은은한 맛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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